연성/단편
히카미야 - 생머리
Doctor Box
2016. 1. 20. 16:30
히카미야 - 생머리
2016년 1월 20일
"히카리-!"
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본 야가미 히카리는, 자신과 같은 하늘색 마이를 입고 조금 더 어두운 다른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는 남자 아이의 팔짱을 끼고 있는 이노우에 미야코를 발견했다. 멋쩍은 듯 웃으며 히카리에게 인사하는 이치죠우지 켄에게도 고개를 끄덕이며 안부 인사를 건넨 히카리는, 미야코에게로 다가갔다.
"오랫만이에요, 미야코 상."
"고등학교 들어오고 나서 얼마만이야? 거의 몇 달은 됐는데, 잘 지냈어?"
여전히 커다란 안경을 치켜쓴 미야코가 웃으며 히카리를 껴안고는 말했다. 미소를 지어보이는 히카리의 시선은 곧이어 미야코의 긴 머리에 다다랐다. 부드럽게 길게 뻗은 연보랏빛 생머리- 그래,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완벽한 머리를 가지고 있었지.
"그러고 보니 히카리 쨩, 머리 길렀네?"
"아, 좀 다른 스타일을 도전해보려고요."
"훨씬 더 예쁘다야-!"
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훑는 미야코의 손길에, 히카리는 그저 얼굴에 호선을 그리고만 있었다. 그저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서 머리를 기른 것은 아니었다- 어렸을 때부터 단발을 고수하던 그녀에게, 긴 머리는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.
"미야코 상, 늦겠어요-"
먼저 말한 것은 켄임에도 불구하고, 히카리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달려가는 미야코에게 끌려가다시피 하는 켄을 바라보는 히카리는, 미야코의 머리가 바람에 하늘하늘 휘날리는 것을 지켜봤다.
어깨 밑으로 내려오는 자신의 마호가니 색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들어올려본 히카리는, 그 자리에 서서 두 눈을 꼭 감았다.
"이렇게라도, 추억하고 싶었어요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