연성/단편

다이스케 -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에게

Doctor Box 2015. 11. 15. 03:07

다이스케 -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에게

2015년 2월 5일


가끔 타이치 형은 그런 말을 한다- 자기는 이미 한 물 간 몸이라고.


물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. 

타이치 형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표본인걸.


형처럼 되고 싶어서 고글을 썼고, 

형과 친해지고 싶어서 축구를 시작했다.


그리고, 우리의 모험이 시작된 그 날- 

타이치 형은 형의 고글을 나에게 물려주었다.


형의 뒤를 이어 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선택받은 아이.

그때는 좋아라 하고 무작정 쓰고 다녔지만,

그 고글의 의미는 단순히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.


형은 고글을 통해 나에게 형의 역할만을 물려준 게 아니었다.

리더로써의 자질, 친구들을 생각하는 마음... 


그리고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,


용기.


그 고글은 알게 모르게 모두에게서 배운 모든 것을 상징하는 물건이었다. 


언젠가 미래에 내가 아들을 낳는다면, 그 아이에게도 이 고글을 물려주고 싶다.

형이 이 고글을 통해 내게 가르쳐 준 것을 내 아들에게도 가르쳐 주고 싶은 걸.


타이치 형은 한 물 간 사람이 아니다.

우리를 위해 길을 내어준, 선구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.


나 또한, 다음 아이를 위해 그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.


어느 세대든, 어느 시간이든.

뒤는 생각하지 마. 우리에게 맡기고, 너희는 앞만 보고 달려라.


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아.